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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23:10

황교익이 이번에 그렇게 난리를 친 이유 진지함과 허무함 사이

백종원 말이 맞을까? 막걸리집 사장 말이 맞을까? - 통플러스

이번 사태가 시작된 글을 찾아보면 황교익이 어떤 글을 봤는지 알 수 있는데, 링크한 기사가 바로 그것. 글 자체도 백종원을 어느 정도 비판하는 내용이고, 작성자 정보를 보고 찾아보면 주류 계에서 이름이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글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1. 백종원와 막걸리집 사장이 각각 주장한 물과 누룩의 중요성은 둘 다 있다.
2. 대중적인 맛을 잡으라고 한 의도는 알겠으나, 개인의 신념을 아집으로 모는 건 불편하게 보였고, 예능의 한계라고 본다.

아마 이 지점에서 황교익은 무릎을 딱 치며 백종원을 강하게 비난할 기회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백종원이 드디어 프랜차이즈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열정적인 연구가를 죽이려는 것으로 말이다.


문제가 있다면, 해당 링크의 글에서부터 이어온 것이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상황을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죽어버린 상권의 음식점을 부흥시킨다" 는 내용으로 진행되며 일부 점포를 제외하면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상권이나 홍보의 문제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판매하는 요리에 문제가 있어 사람들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초기에 막걸리집을 방문했을 때는 상황을 복기한다면, 젊은 층을 잡기 위해 순한 맛 막걸리를 제조하였으나 MC 중 젊은층인 조보아 입맛에도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안주로 나온 김치전은 무난했으나 막걸리 자체가 맛이 약해서 술맛을 지워버린다는 평가를, 수육의 경우 MC들이 뱉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막걸리의 제조 목표도 어긋나고, 안주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링크된 글은 분명 이름이 있고 경험이 있는 사람의 글이므로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방송에서 나온 막걸리는 "젊은층을 겨냥해서 만들었다" 라고 하는, 일종의 대중성을 표방한 막걸리라는 점이다. 만약 대중성과 관계없이 특정한 맛을 추구하는 식이었다면 백종원의 발언은 건방진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타겟층을 잡고 만든 물건이 해당 타겟층에 통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제조하는 사람이 타겟층을 잘못 설정했거나, 타겟에 대한 조사가 부족해 그에 어울리는 맛을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장인의 고집 이전에 조사 또는 실력의 문제인 것이다.

식견이 짧아 그렇게밖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르나, 링크의 글은 정말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충돌을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탁주점의 사장과 프랜차이즈 업체의 사장 간의 의견 충돌은 분명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나, 프랜차이즈 업계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가게의 의도를 무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는 가게의 의도 자체가 실패한 상황이므로 일반적인 상황의 충돌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단순한 추측이지만, 이슈가 된 32, 33화만 보고 작성하였기에 실제 해당 가게에서 어떠한 일이 진행되었는지 몰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방송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렇다. 이렇게 진행되었다. 막걸리집 사장은 지역 유명 막걸리와 자신의 개선된 막걸리를 같이 팔아보려 하고(기존에는 자기 것만 판매) 이에 백종원은 추가로 안주거리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촬영은 이러한 논란이 있기 한참 전에 마무리된 상태이므로, 글의 결말과 방송 결말을 연결해서 본다면 백종원의 내공은 수준급이라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정말 문제가 되는 점은, 링크 글의 작성자는 어느 정도의 일반적인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근거를 갖추고 동종업계에 대한 동정심을 가질 수 있으나 황교익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단지 전문 지식을 가진 타인의 견해를 가져와 전개하였으나, 그 견해는 관련 업계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지 접점이 없는 사람이 전개할 내용이 아니었던 것이다. 더욱이 해당 견해는 단순하게 비난하는 것이 아닌, 일정 수준의 걱정과 기대감이 섞여있는 글이기에 이것만 가지고 백종원을 공격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황교익은 글 작성자의 권위, 그리고 내용에 있는 "취지는 좋으나 개인적으로도 일부 특징이 있는 막걸리를 제외하고는 알아맞히기는 힘든 부분이다.", "예능이라는 의도가 느껴지는 불편한 방송이었다." 만을 믿었다. 이것은 글을 쓰는 컬럼리스트 로서는 엄청난 패착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분명 어느 분야의 전문가는 신뢰성이 있다. 하지만 그 신뢰성은 모든 상황에 대한 확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판단과 견해, 특정 상황에서의 판단과 견해는 일치되지 않으며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열심히 자신의 입장을 쓰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렇게 열심히 휘갈기는 시간에 자신의 글을 다시금 훑어보고, 골리려고 클릭하는 순간에도 한번 더 글을 살펴보는 것이 좋으리라고 본다. 내 생각을 표현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공격하고 현혹하려는데 급급한다면 그만큼 글쟁이에게 불명예스러운 최후는 없을 것이다.



ps. 글 자체는 방송 관련인데, 막걸리는 음식이고, 써놓은 걸 보면 인문....쪽인데 어디로 가야하나....하다가 인문사회로.

덧글

  • 자유로운 2018/10/05 23:26 # 답글

    어떻게 보면 그만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주화입마에 빠져 무너지는게 참 그렇습니다.

    호불호를 떠나서 참 씁쓸하네요.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06:34 #

    주화입마라는 단어를 쓰기엔 단어가 아까울 것 같습니다.
  • 로그온티어 2018/10/06 09:37 # 답글

    "분명 어느 분야의 전문가는 신뢰성이 있다. 하지만 그 신뢰성은 모든 상황에 대한 확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판단과 견해, 특정 상황에서의 판단과 견해는 일치되지 않으며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팍 꽂히는 말이네요 기억해두고 갑니다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14:23 #

    어느 분야건 고정된 상황만 만나질 않으니까요.
  • 풍신 2018/10/06 14:01 # 답글

    까고 말해서 대중, 즉 손님 상대로 먹고 사는 문제에 점포 잔뜩 갖고 사업 성공 시킨 사람 말과 그냥 사업을 제대로 한 적 없는 칼럼니스트들이 하는 말과는 적어도 현실적인 매상 관련으로 압도적인 차이가 있을텐데 말이죠. 뭐랄까 획일화 시키면 안된다는 말에 세뇌되어 사업 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고유의 개성을 갖는 것도 좋지만 누가 봐도 독특하고 특별한 개성이 아닌 이상 대중화 하는 것이 먹고 살기엔 도움이 되죠. 결국 자기 고집을 유니크의 경지로 올릴 수 있는 사람은 소수 뿐이고요.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14:24 #

    일단 살아남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데 말이죠.
  • 쌔금팔이 2018/10/06 11:37 # 답글

    만약 순수하게 맛 칼럼니스트(가 뭔지 전 아직도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로서 골목식당의 저 장면을 비판했었다면, 아마도 백종원씨를 겨냥하는것이 아니라 골목식당 제작진들을 성토했겠지요.

    해당 프로는 황교익씨에겐 매우 안타깝게도 제작진들이 백종원을 한국의 고든 램지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숨겨지지 않고 표출되고 있는 어긋난 프로이기 때문에, 저러한 장면조차도 백종원씨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 이전에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제작진들에게 1차적인 원인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는 황교익씨가 본인이 표방한 칼럼니스트라는 포지션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조차 의심하게 되네요.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14:24 #

    해당 방송을 아예 보지 않고 비난했다는 것이 드러나, 포지션은 애초에 가져다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 제트 리 2018/10/06 12:01 # 답글

    본인이 지식인 이라고 착각을 하면서 살아 왔으니..........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14:26 #

    지식인.....은 맞을텐데 지성인은 아닌 모양입니다.(맞나?)
  • 도연초 2018/10/06 13:34 # 답글

    황교익이 저렇게 된 건 아무래도 방송이라는 권위를 뒤집어 쓴 채 살아 왔으니 저런 사단이 난 게 아닐까 합니다.

    그냥 그럴듯하게 포장 잘 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는 인간이 방송이라는 권위를 덧칠할 때 보여지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까요.(설민석, 최진기 등등 인문학의 간판 뒤에 숨어 자신의 오류를 권위로 덮어버리려는 모습)

    황교익 자체만 비난이 가야 할 뿐만 아니라 방송계도 비난받아 마땅한게, 애당초 저 자를 모셔와 전문가라는 감투를 준 게 바로 방송업계이니까요.
  • 디베스테이터 2018/10/06 14:26 #

    방송이라는 게 뭔지 참.......
  • 진주여 2018/10/06 14:45 # 답글

    방송을 보면서 좀 답답한 면이 있었는데 시원스럽게 찝어주는글이네요.
    덕분에 좋은글 보았습니다.
  • 디베스테이터 2018/10/07 22:52 #

    잘 봐주셔서 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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